사는 이야기

불암산에서 가벼운 걷기운동

인강 장은식 2022. 4. 20. 16:44
  다행스럽게도 우리 아파트는 불암산(佛巖山) 남쪽 끝 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공기가 비교적 좋을뿐만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불암산에 오를 수 있는 잇점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요즘에는 산 등산로에 철죽도 피고, 온갖 나무에는 새싹이 돋아 나와 숲속은 싱그러운 녹음으로 새 단장을 하고 있어,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붐비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본인도 이 때를 놓칠새라 하고 어제는 새로 구입한 가벼운 워킹화로 갈아신고 등산로 입구인 '공릉산백세문(孔陵山百歲門)' 안으로 들어갔다. 말이 등산이지 몸 놀림도 예전 같지않고, 평복 차림으로 지팡이를 짚은 사람이 천천히 걷는 모양세를 본다면 그져 산에서 산책이나 한다고 해야 맞는 말인것 같다.

역시 산에서 하는 걷기운동은 산책 하듯이 걷는다고는 하지만, 긴 오르막길이 겹쳐있어 숨이 쉽게 차 올라, 목적지를 비교적 가까운 '4각정(四角亭)'이 있는 곳으로 정하고, 천천히 걸으면서 오랜만에 보는 숲속의 풍경과 계절에 따라 규칙적으로 변하는 자연의 심오한 섭리에 경탄하면서 잠시 사색에 잠겨 보기도 하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맘때면 남양주 쪽에있는 '천마산'이나 '화야산' 계곡에 올라가 땅속에서 흙을 헤치고 나오는 여리고 귀여운 야생화를 접사하는 취미생활을 누렸었는데, 올 해 부터는 그렇지를 못하고 동네 산이나 산책하면서 건강이나 돌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처지로 변해버린것이다.

그러나 목적지 '사각정'을 돌아 내려온는 하산길에서는 요양병원에 있는 친구를 생각하며 지금 나이에 이정도라도 산길을 걸을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다행스럽고 복받은 일인가를 생각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머리를 숙이기도 하였다.

하산하여 출입구인 '백세문'에 도착하였을 때는 만보기는 9800여 보를 가르키고 있었고, 보행시간은 한시간이 조금 지난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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