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등산 급수
등산에도 급수가 있다
산신령교 교전 입산편을 보면 이렇게 쓰여 있다. 대저 인자요산(仁者樂山)이고, 입산환희(入山歡喜)라... 무릇 사람은 山에서 깨닳음을 얻고 청정한 마음을 닦는 것, 예수도 팔레스타인 시내山에서 산상수훈(山上垂訓)을 통해 그 도를 넓혔으며, 석가도 영축산 아래에서 수도를 통해 생사(生死)의 비밀을 깨달았다.
山은 山이요, 물은 물이니라 하고 어려운 열반송을 남겼다, 또한 우리의 선대들도 죽으면 땅에 묻혀 봉분을 쌓느니, 그것이 바로 또 하나의 작은 山이 아니드뇨?.....
이렇듯 山은 인류의 정신 세계에서 결코 빼놓을수 없는 굳건한 지주로서 기능을 하느니라 하여 속세를 벗어나 유유자적 거니는 신선의 거처이며 만물의 근원인 물을 흘려주는 山은, 우리 모두에게 유형무형의 크 나큰 혜택을 주고 있다.
그러나 山을 찾는 모습은 너무 다양하여, 山을 그리는 발심(發心)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 참 山 사랑법(法)을 구별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바둑도 일종의 도(道)가 있고 술에도 주도(酒道)가 있으며, 산도(山道)도 있는 법, 편의상 바둑의 급수로 山 사랑을 평가 하노니 후학(後學)들은 자기의 위치를 깨닳고 애써 배울일이다.
◆ 8급: 타의입산(他意入山) 山 보다 그림틀 (티비)을 선호하야 휴일이면 리모콘 이 유일한 장난감 인바, 회사에서 또는 모임에서 결정된 산행(山行)이 있으면 어쩔수 없이 따라 나서는 사람. 특징 : 멀쩡한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기를...그래서 山行이 취소 되기를 은근히 바라는 놀부 심보가 있다.
◆ 7급: 증명입산(證明入山)
山을 좋아해 찾는 것이 아니라 사진(寫眞) 찍으러 간다. 애써 걷기는 커녕 물 좋고 경치 좋으면 아무데나 가리지 않고 호치키스 찍듯이 찰칵 찰칵 사진(寫眞)을 찍는다. 특징... 경관(景觀)이 좋은 곳을 배경으로 증명 사진을 찍는 버릇이 있다, 그리고 그 사진을 한국의 山은 다 가봤다는 자료로 활용 한다.
◆ 6급: 섭생입산(攝生入山)
오로지 '먹'으러 山을 간다. 한 배낭 가득히 먹거리를 챙기고 계곡을 찾아 퍼질러 앉아서 식탐을 즐긴다. 특징.... 엄청 먹는데도 음식이 절반이 남아 다시 지고 내려 오며 아~ 나는 왜 이리 식성이 없는지 몰라~ 하는 후회형이다.
◆ 5급: 중도입산(中道入山)
山行을 하긴 하되 꼭 중도에서 下山을 한다. 그리고 제 다리 튼튼하지 못 함을 탓 하지 아니하고 꼭 뫼만 높다 하는 사람이다. 특징... 뭐! 꼭 정상을 올라가야 되나, 올라가면 누가 밀가루 배급이라도 준단 말이냐, 하는 자기 합리화 형.
◆ 4급: 화초입산(花草入山)
내내 집에만 있다가 진달래 철쭉 꽃피는 춘삼월 이나, 만산홍엽으로 불타는 경치 좋은 계절이면 갑자기 山에 미치는 인간형. 특징... 제 얼골 못난 까닭에 예쁜 꽃이나 단풍을 꼭 끼고 사진을 찍는다.
◆ 3급: 음주입산(飮酒入山)
그래도 좀 山을 아는 인간이다. 山行을 마치면 꼭 하산주(下山酒)를 먹어야 山行이 끝 났다고 주장하며, 山을 열심히 찾는 이유가 성취감 뒤에 따르는 맛 난 하산주(下山 酒) 때문일 경우가 허다 하다. 특징... 이 부류는 술의 종류, 알콜의 도수 값의 고저를 막론하고 그저 양만 많으면 된다는 먹보형.
◆ 2급: 선수입산(選手入山)
山을 마라톤 코스로 생각하고, 山을 몇 개 넘었다느니 하루에 이렇게 많이 걸었다느니 하는 것을 자랑하려 山을 찾는 인간, 그러나 달리기 시합에 나가면 늘 꼬랑지다. 특징... 이 인간을 따라 나서면 대개가 굶게된다. 먹을 때도 번갯 불에 콩 구어 먹듯 해치우고 오로지 걷기만 한다.
◆ 1급: 무시입산(無時入山)
山의 정신을 좀 아는 까닭에 비가 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부나 제사가 있으나 아이가 아프나, 자기가 계획한 山行은 꼭 하는 스타일 이다. 특징... 폭풍이 몰아쳐 오늘 山行 취소지요? 하고 물으면 넌 비 온다고 밥 안 먹냐? 하고 되묻는 무식함이 돋보이는 부류.
◆ 초단: 야간입산(夜間入山)
시간이 없음을 한 탄하며 주말은 물론, 퇴근 후 밤에라도 山을 오르는 인간형이다. 山에 가자고 하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산병(山病) 초기 증세를 보이므로 초단이 되는 것이다. 특징. 산정에 오르면 지가 무슨 늑대라고 우~ 우~ 하고 달을 보고 소리를 지르는 해괴한 모습을 보인다.
◆ 1단: 면벽입산(面壁入山)
바위타기를 즐겨 하느니라, 틈도 없는 바위에 온 몸을 비벼 넣으려는 듯, 바위가 무슨 애인 이라도 되는 듯 안고 할키고 버팅기고 부비고...바위를 상대로 온갖 퍼포먼스를 하는 형. 특징. 이때쯤이면 산쟁이는 대학을 졸업 할때 까지 책 열 권도 못 봤다는 말이 사실임을 알게 된다.
◆ 2단: 면빙입산(面氷入山)
날씨가 추워지기를 학수고대하는 시기에 해당된다. 얼음도끼와 쇠 발톱을 꺼내놓고 폭포가 얼어 붙기를 축원하다가 결빙되었다는 소식만 들으면 만사 제쳐 놓고 달려가 얼음에 몸을 던지는 형. 특징... 빙판 길에 가족이 넘어져 다치드래도 겨울은 추워야 된다는 주장을 하는 형.
◆ 3단: 합계입산(合計入山)
8급부터 시작하여 면벽과 면빙수도를 끝낸 후, 조갈증이 나서 더 높고 어려운 山이 없나를 모색하는 시기에 해당되며, 山에 대한 정보가 있는 외국원서를 번역한다고 평소 안 하던 공부를 하는 형. 특징... 산병(山病) 중증 환자로, 저 스스로 격리되어 운수납자(雲水衲子) 흉내를 내어 고행(苦行)기로 들어서게 된다.
◆ 4단: 설산입산(雪山入山)
드디어 설산(雪山)인 히말라야로 떠나게 된다. 생즉필사요(生卽必死)요 사즉필생(死卽 必生)이라. 雪山을 대상으로 알 듯 모를 듯 비장한 출사표를 내고 도전하는 시기. 특징... 雪山으로 간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돌아왔다는 소리가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 5단: 자아입산(自我入山)
드디어 산심(山心)을 깨닳고 진정으로 넘어야할 山은 마음속에 있음을 알게 된다. 따라서 에베레스트가 주는 흡인력에 취하여 잊었던 사람과 山의 관계를 알게 된다. 특징... 이때는 국가에서 주는 훈장도 받을 때가 있으므로, 그동안 집에서 찍힌 山 집념 이 비로서 결실을 거두는 때이기도 하다.
◆ 6단: 회귀입산(回歸入山)
山의 본질적 의미는 자신을 발견하는데 있다는 머리 쥐나는 哲學을 깨닳고, 다시 우리나라의 낮은 山으로 임하는 때에 해당된다. 특징...걷는자 만이 오를 수 있다는 지극히 쉬운 원리를 어렵게 깨우침으로서, 평소 실실 웃는 하회탈 모습으로 표정이 바뀌게된다.
◆ 7단: 불문입산(不問入山)
묻지마 관광 같이, 山에 오르는 것을 묻지마~라는 선 문답으로 유유자적 山을 즐기는 시기를 말한다.
8단: 소산입산(小山入山)
겸허하게 작은 山도 엄청 크고 높게 보는 안목이 있으니, 그런 작은 山을 즐겨 찾는 시기가 되었을때. 그러나 죽어도 힘들어서 높은 山을 못 올라간다는 소리는 안 한다. 특징...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것에 비례해 입에는 양기가올라 남산(南山) 산행(山行)같이 쬐끄만 山行이 끝나고 하산주(下山酒) 시간이 되면, 과거를 회상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특징이 있다.
◆ 9단: 입산금지(入山禁止)
이미 죽어 코 딱지만 한 山...아니 봉분 아래 깔려 있을때.
ㅡ자료: 행복을담는지혜 / 정우회원로방에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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