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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기 (3) ㅡ 2011.11.11 ㅡ 11.18 ㅡ
오늘 우리 일행은 모두가 피곤한 상태였지만 계획된 여행 일정을 원만하게 진행시키기 위해 가이드를 도와 첫날의 델리 관광을 무사히 마치고 저녘 8시에 출발하는 야간 열차를 타고 '바라나시'로 떠나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열차 출발시간이 촉박하여 식당에도 가지 못하고 도시락으로 저녘을 대체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우리가 델리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일몰후여서 어둠이 내려 깔리고 있었다. 가는곳 마다 아이들이 손을 내밀며 보태달라고 아우성들 이었지만, 우리는 이들을 뿌리치고 겨우 역사 안으로 들어갔다. 역사 안은 허름하기 짝이 없었는데 사람들은 인산인해를 이루어 북적거리고 의자도 없어 밑바닥에 앉거나 누워서 열차시간을 기다리고들 있었다.
우리는 가져온 도시락을 먹기 위해 역사 안의 시멘트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둘러 앉아 저녘을 떼우게 되었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초라하고 처량하게 보였는지 우리 스스로도 인도의 걸인이 다 된 느낌이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6.25직후인 50년대 한국의 모습이 떠올랐다. 비참했던 전쟁의 상흔이 곳곳에 남아 있었고 판자집에 넉마주이가 우굴대던 서울역 주변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지나간 고난의 역사를 되돌아 보기도 하였다..
8시에 출발 한다던 야간 열차는 1시간이 지연된 밤 9시가 되어 출발하게 되었다. 짐을 챙긴 우리는 침대칸을 찾아가 잠자리를 살펴 보았는데 침대칸이 예상외로 허술 해 잠자는게 걱정이 되었다. 칸 안에는 양쪽 벽에 침대가 3층으로 매달려있긴 하였으나 복도와의 칸막이가 없이 천으로 포장을 치게되어 통로는 항상 열려있는 상태나 다름이 없었다.
나는 룸메이트인 김사장과 같은 침대칸에 배정되었지만, 까므짭짭하고 코수염을 기른 인도인 4명과 같이 가게되었다. 우리는 처음으로 대하는 외국인들이라 서로 서먹서먹했는데 내가 먼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사탕을 꺼내들고 한국산 캔티 맛이 어떤지 들어 보시라고 권했더니 다들 안색이 밝아지면서 아주 맛있다는 반응들을 보였다.
일단 이런식으로 분위기를 살려놓고 다음에는 한국을 아느냐? 어떤 나라라고 생각하느냐?등 영어가 닫는 데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참후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좀처럼 깊은 잠이 안오고 깜빡거리기만 하다가 날을 새고 말았다.
'바라나시'로 가는 아침 열차에서 바라 본 인도의 농촌은 아름다운 전원 풍경이 끝없이 펼쳐지기도 하지만, 폐허나 다름없는 허름한 시골과 가난에 쪼들린 사람들이 가축과 한데 어울려 사는 모습이 지나갈 때에는 문명의 이전 시간으로 되돌아간 느낌을 받게 하였으며 곳곳에 산재한 폐가와 철로변의 쓰레기들은 보는 이의 눈을 거슬리게 하였다. ㅡ계속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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